빅토르 위고 『레 미제라블』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은 정의, 구원, 혁명, 사랑, 그리고 인간성에 대한 위대한 이야기다. 이 글에서는 장 발장의 내면 변화, 자베르의 법과 도덕의 갈등, 혁명과 사회 문제, 코제트와 사랑의 의미, 그리고 작품이 현대 사회에 주는 메시지를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빅토르 위고 『레 미제라블』

1. 장 발장의 내면 변화: 구원과 인간성의 회복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인물은  장 발장(Jean Valjean) 이다. 그는 단지 배고픔 때문에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간 감옥살이를 한 인물이다. 감옥에서 그는 사회에 대한 깊은 증오심과 절망을 품게 되지만, 석방 후 미리엘 주교(Bishop Myriel) 를 만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주교는 장 발장이 훔친 은촛대를 용서하며 그에게 "당신은 악이 아니라 선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사건은 장 발장의 내면에 깊은 울림을 주며, 그는 이후 자신의 삶을 구원을 위한 여정으로 바꾸게 된다. 그는 새로운 신분으로 성공한 사업가가 되어 가난한 자들을 돕고,  코제트(Cosette) 를 구해 아버지처럼 키우며 사랑과 헌신의 삶을 산다. 장 발장의 변화는 인간성 회복의 과정이며, 이는 작품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다.

위고는 장 발장의 여정을 통해 인간은 사랑과 용서를 통해 구원받을 수 있으며, 개인의 선의가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는 “한 사람의 선한 행동이 얼마나 많은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던진다.

 

2. 자베르의 법과 도덕: 정의에 대한 집착과 혼란 

자베르(Javert) 는 『레 미제라블』에서 장 발장의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이다. 그는 법과 질서를 절대적으로 신봉하는 경찰관으로, "법은 곧 정의"라는 신념 아래 살아간다. 자베르는 장 발장을 끈질기게 쫓으며, 그를 사회의 질서를 위협하는 범죄자로만 본다. 그러나 자베르는 장 발장이 보여주는 인간성과 선행 앞에서 혼란에 빠진다.

특히, 자베르는 생명의 위협에 처했을 때 장 발장에게 목숨을 구원받으며 심각한 가치관의 충돌을 경험한다. 법의 이름으로 추격해온 범죄자가 자신에게 자비를 베푸는 모습은 자베르의 신념을 무너뜨린다. 결국, 자베르는 자신이 평생 믿어온 법과 정의가 반드시 옳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지만, 그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택한다.

자베르의 비극은 법과 도덕, 정의와 자비가 충돌할 때 인간이 느끼는 혼란을 보여준다. 위고는 단순한 법 집행이 아닌, 인간적인 정의와 용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사회가 사람을 법보다 우선해야 함을 일깨운다.

 

3. 혁명과 사회 문제: 불평등한 사회에 대한 외침 

빅토르 위고는 『레 미제라블』을 통해 프랑스 사회의 불평등과 가난, 그리고 억압받는 민중들의 고통을 생생히 묘사한다. 특히, 작품에 등장하는  1832년 파리 봉기(Paris Uprising) 는 사회의 부조리에 맞서 싸우는 젊은이들의 열망을 상징한다.

젊은 혁명가  앙졸라(Enjolras) 와 그의 동지들은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목숨을 걸고 바리케이드에서 싸운다. 이들은 비록 봉기에서 패배하지만, 그들의 희생은 사회 변화의 씨앗이 된다. 위고는 혁명가들의 외침을 통해  사회적 정의(social justice) 와  평등(equality) 의 가치를 강조한다.

특히, 파리 봉기 장면은 단순한 혁명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위고는 혁명을 통해 변화가 반드시 즉각적인 승리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그 희생이 결국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세상을 남긴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도 불평등과 차별에 맞서 싸우며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4. 코제트와 마리우스: 사랑과 새로운 희망

『레 미제라블』에서  코제트(Cosette) 는 장 발장의 삶에 따뜻함을 가져다주는 인물이다. 코제트는 어머니  팡틴(Fantine) 의 희생 속에서 자라나 장 발장의 보호 아래 새로운 삶을 찾는다. 코제트는 단순히 보호받는 소녀가 아니라, 장 발장에게는 삶의 의미이자 구원의 상징이다.

코제트와  마리우스(Marius) 의 사랑은 작품 속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의 빛이다. 마리우스는 혁명에 참여하며 시대의 부조리와 젊은 열정을 보여주지만, 코제트를 통해 새로운 삶과 사랑을 발견한다.

위고는 코제트와 마리우스의 사랑을 통해 개인적인 행복과 공동체의 희망이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과 미래에 대한 약속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장 발장이 코제트를 위해 희생하는 모습은 사랑이야말로 가장 큰 구원과 희생의 원동력임을 보여준다.

 

5. 『레 미제라블』이 현대 사회에 주는 메시지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은 단순한 고전 소설이 아니다. 이 작품은 시대를 초월해 인간성과 사회 정의에 대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작품 속에서 보여준 가난과 불평등, 법과 정의의 충돌, 사랑과 희생의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장 발장은  사회적 낙인(social stigma) 과  두 번째 기회(second chance) 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그는 범죄자였지만, 기회를 통해 다른 사람들을 돕는 삶을 산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도 전과자, 난민, 소수자 등 많은 사람들이 장 발장처럼 사회적 편견 속에 살아가며, 그들에게 두 번째 기회는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또한, 자베르의 비극은 법의 형평성과 인간성의 균형에 대해 질문한다. 법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 법이 인간성을 배제할 때 얼마나 큰 비극을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파리 봉기를 통해 위고는 사회 변화는 희생과 열망 위에 세워진다는 점을 전한다. 불평등과 부조리는 여전히 많은 사회에 남아 있으며, 위고가 강조한  연대(solidarity) 와  정의(justice) 는 여전히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이다.

 

시대를 초월한 인간성과 사랑의 이야기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은 단순한 소설을 넘어, 인간성과 사회 정의, 사랑과 구원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장 발장의 여정은 인간이 사랑과 용서를 통해 구원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며, 자베르의 비극은 법과 도덕 사이의 갈등을 통해 정의의 본질을 묻는다.

코제트와 마리우스의 사랑은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을 상징하며, 파리 봉기 속 혁명가들의 외침은 불평등과 부조리에 맞서 싸우는 모든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무엇보다 위고는 이 작품을 통해 독자에게 묻는다. "우리는 얼마나 자비로운가? 우리는 얼마나 정의로운가?" 이 질문은 단순한 문학적 고찰을 넘어,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 대한 성찰을 요구한다.

『레 미제라블』은 단순한 고전이 아니다. 그것은 시대를 넘어, 우리의 마음을 울리고,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며, 우리의 세계를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들게 하는 영원한 메시지이다.